‘동물실험 정책의 현 주소’에 관한 '동물을 위한 행동' 전채은 대표 토론문

 3R의 실현을 위해 연구자, 정부, 수의사, 동물보호단체가 논의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필요

지난 7월 3일 국회에서 ‘동물실험 정책의 현 주소’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글에서는 동물을위한행동 전채은 대표의 토론문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제도의 한계와 향후 방향 - 외부위원과 수의사의 역할을 중심으로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 3R 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


행 동물보호법상 모든 실험기관은 의무적으로 동물보호단체 추천 인사를 외부위원으로 두게 되어 있습니다. 일정한 교육을 받고 바로 기관에 추천되어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한번에 4시간 정도 되는 교육만으로는 다양한 실험기관에서 실지로 진행되는 실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추가교육이나 필요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줄 것을 검역본부에 요청해왔으나 사실상 담당자의 숫자가 적어 기본적인 관리 업무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원을 추천하는 과정도 문제입니다. 어떤 실험기관은 모든 동물보호단체에 공문을 보내 추천을 받은 후 기관에 덜 부담스러운 사람을 고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관에서 외부위원의 역할을 과대해석하거나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위원은 동물실험을 막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기관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는 외부위원을 추천할 때 각 동물보호단체가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측면입니다. 기본적으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제도는 동물실험을 현재의 과학적 성과의 한계 내에서인정하고 기관 내에서 3R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외부위원의 역할은 실험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실험이 합법적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동물실험이 연구자들의 이익만을 위하고 시민의 세금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외부위원 제도는 이런 의혹에서 벗어나 일반 시민의 상식선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위원은 대부분 동물실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4시간에 불과한 교육시간만으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외부위원의 역할은 실험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실험이 

합법적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째, 비전문가 외부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회원과 활동가는 동물보호단체가 배출해야 합니다. 검역본부 및 정부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언제까지 정부에만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동물보호이슈 중 가장 활발하지 못한 분야가 동물실험 분야입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는 동물보호단체의 의무입니다. 


째, 외부위원이 아무리 공부를 해도 연구자들의 수준은 따라가지 못합니다. 최신 바이오의료연구는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연구의 목적을 비판할 정도의 수준은 되지 못할지라도 외부위원이 해야 할 역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자, 실험자, 사육사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칫 놓칠 수 있는 점이 있는지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일반시민들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째, 3R은 실험동물의 복지를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리이기 때문에 해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다양한 실험과정에서 이것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는 각 기관의 몫입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되는 실험을 통해 볼 때 현재 국내 실험기관 중 가장 취약한 곳은 대학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교수라는 직업의 특징이 다소 독립된 연구기관처럼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이 호선되고 법적 절차에 따라 투명한 심사를 하려고 해도 많은 연구비를 받고 주목받는 교수일수록 공정한 심사를 위해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강제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메이 사태를 보면서 어떻게 그런 상황까지 올 때까지 위원회가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지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위원장의 권위는 쉽게 무시될 수 있고 동료 교수들 역시 다른 교수들을 압박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반면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동물의 윤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곳은 의약품 등을 해외로 (선진국) 수출하는 기업들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동물실험의 윤리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어 국내 기업도 이 국제적 흐름에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생기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실험동물의 공급을 실험동물전문업체로부터만 공급받게 하려는 법안에 대학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대학의 사정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대학 내 실험동물시설에 대한 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은 기관의 성격과 상관없이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규제를 동등하게 하도록 해 대학이 수준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대학의 교수 중심으로 정부 과제를 연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과제는 기관 윤리위원회에서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과제가 문제가 있다면 이를 기관에서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이 사태가 이를 증명합니다. 따라서 국가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가 필요합니다. 


국가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가 필요


째, 실험기관에서 수의사 채용을 의무화하도록 하자는 주장은 수의사라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특권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동물실험의 고통등급 중 D와 E 가 동물에게 실질적인 중증도 이상의 고통을 주는 것이지만 실지로 실험실 현장에서는 오히려 B등급과 C등급에 해당하는 실험에서도 동물들이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진통제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사용해야 하는 실험의 경우 오히려 신경을 쓰지만 통증이 적다고 판단하는 경우 관리에 소홀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위원회에서 100% 관리하고 제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연구자들의 경우 동물의 생리에 대해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의사들이 실험기관에서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수의학적 프로그램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수의사들을 실험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한다면 당장에는 예산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결국 동물을 잘 관리하게 되어 실험기관의 윤리성이 강화되고 실험의 질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졸업후의 진로를 소동물 임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동물 임상 동물병원은 포화 상태입니다. 학생들은 실험기관에 직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실험동물수의사로서의 직업 선택을 미루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동물실험의 윤리성이 확립되려면 동물전문가가 실험기관으로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많은 수의사들이 동물관리보다 행정적 처리 일에 매몰되어 있으며 기관 내 수의사의 지위가 낮으니 연구자들도 수의사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현재 정부는 각 기관에 승인된 동물실험계획의 점검(모니터링, PAM)을 실시하도록 권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행정적 실무에 치여 제대로 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자신의 실험결과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없으며 가장 이상적인 PAM은 수의사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PAM은 수의사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섯째, 3R의 실현이 한국적 성격에 맞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떤 실험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국제적 성과는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각 기관에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기보다 정부가 연구 과제를 만들어내 연구해야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나 각 기관의 윤리위원회는 타 기관의 정보를 얻을 수도 없고 간섭할 수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섯째, 일부의 실험기관은 윤리위원회의 활동 자체를 규제로만 생각하고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들 스스로 보지 못하는 시각을 받을 수 있고 결국 보다 발전하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론 

향후 국내 바이오산업과 의료산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 의식 있는 의생명학 연구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실험이 윤리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동물복지의 실현은 이미 국제적으로 필수조건이기 때문입니다. 3R의 실현을 위해 연구자, 정부, 수의사, 동물보호단체가 논의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동물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과학이 최첨단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동물은 매일 끊임없이 실험실내에서 고통을 느끼며 죽어갈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의 생리, 행동을 알고 미리 대비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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