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영화'에 푹 빠졌던 3박 4일의 시간들

 '동물영화'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

 영상자료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



엠마 데이비, 피터 메틀러 감독의 영화 '비커밍 애니멀'의 한 장면


동물영화... 동물 그리고 영화

'태어나 지금까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가만히 자신에게 물어본다. 물론 답은 '없다'이다. 


시리즈를 연속으로 본 기억은 있다. '의천도룡기', '백발마녀전' '손자병법', '왕좌의 게임'... 


동물영화를 얼마나 봤는지 떠올려본다. '강아지 호텔', '고양이의 숲', '베일리 어게인', '내 어깨위 고양이 밥', '래시', '고양이 사무라이', '밴지'... 손으로 꼽아봐도 채 10편이 안된다.


지금껏 살면서 동물과 관련된 영화는 많이 못 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동물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작 '푸른 심장'의 한 장면


8월 22일(목) 5일간의 일정으로 동물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 가득 순천으로 향한다. '동물영화'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한 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영화를 한 편이라도 더 보겠다는 생각으로, 오전 11시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영화를 봤다. 그리고... 70여 편의 영화 중 직접 관람한 영화는 집으로 돌아온 이 시긴에도 나에게 긴 여운을 선물해주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비커밍 애니멀'이다.

영화 속 말 중에 "인간은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깁니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철학적인 말이지만, 영상과 함께 들려오는 나레이션은 이 부분이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문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데, 우리는 그것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분만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모르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영화는 마치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는 자연을 경외하고, 훼손하지 말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했다.


'비커밍 애니멀'의 시작 부분, 한밤에 우는 수컷 엘크의 울음소리를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소리라고 영화는 말한다


평소 '길고양이', 'TNR', '고양이 집사' 등이 궁금했는데, 영화 '캣피플'과 '아내의 고양이'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넒힐 수 있었다. 


'켓피플'의 한 장면, LA지역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TNR을 하고 있는 장면


'캣피플'의 한 장면, 영화는 일본의 한 고양이섬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내의 고양이' 한 장면


그리고 더 많은 영화를 봤다. 


'사랑의 인사' 한 장면


'안개 너머 하얀 개' 포스터


'동물,원' 한 장면


'거대 생명체들의 도시' 한 장면


'모든 작은 동물들에게' 한 장면


'안녕, 민영' 포스터


'썸데이' 한 장면


'언더독' 포스터


3박 4일간 열심히 본 결과 10편 이상의 영화를 관람했다. 그리고 영화감독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언더독' 오성윤 감독


'동물,원' 왕민철 감독


좌로부터 박해미(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프로그래머), 정서인 감독('안녕, 민영'), 하서정 감독('썸데이')


일요일 밤에 약속이 있어, 서울로 올라왔다. 3박 4일간 '동물영화' 속에 파묻혀 지낸 시간들... 영화를 보고, 생각하고, 영화감독을 만났다. 그리고 이 시간들을 통해, 내 안에 뭔가가 한껏 성장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커밍 애니멀'에 나온 것처럼, 내가 알지 못했지만 존재했던 것들을 만나고, 알게된 것 같다. 


'동물영화'를 즐기려고 왔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70여 편의 영화 중 극히 일부만을 봤지만, 머릿속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화해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SNS를 통해 개막식 내용을 전했을 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도 있었고, 나중에 유튜브나 넥플릭스 등을 통해 이 영화들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올해 새로이 '단편경쟁' 부문이 생겼다고 한다. 영화제는 비슷한 성격의 영화를 묶어 '클로즈업', 우리 곁의 동물들', '키즈드림', '오성윤 감독 특별전' 등으로 분류하여 상영되었다.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은 영화가 없었다.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포스터


영화제를 보면서, 특히 올해 신설된 '단편경쟁' 부문을 보면서, 상업화와 대중화 부분을 생각해본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충분히 이 부분에 있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와 다른 존재와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공존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기견, 들개, 길고양이, 야생동물, 전시동물 등의 문제가 바로 이 '공존'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고,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영상매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같이, 아무리 많은 말로 이 문제들을 설명해도 대중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한 장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총감독인 박정숙 감독이 했던 "맛있는 밥상을 차렸다"는 말처럼, 잘 만들어진 이 영화들이 영화제에서만 빛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또 알려져야만 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그건 바로, 이 영화들이 우리 사회가 고민하며 풀어야 할 문제들을 시각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 '공존'에 대해 연구하고, 이해하고,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기초자료가 꼭 필요할 것이다. 그 기초자료 역할을 '동물영화'들이 해줄 것 같다.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통해 선보여진 많은 작품들, 다양한 기회와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들이 씨앗이 되어 '동물영화'와 '동물에 대한 이해'가 새로운 반려동물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펫산업 관계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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