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세미나

동물법비교연구회는 매월 동물 관련 주제로 전문가 발제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4일, 책방 풀무질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는 김도희 변호사가 "존엄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동물존엄의 가능성과 함의"라는 주제로 발제하여,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동물에게 존엄성을 부여하는 깊이 있는 철학적 논의의 장을 열었습니다.


인간 존엄성에서 동물 존엄성으로: 질문의 전환

김도희 변호사는 "하수구 냄새와 락스 냄새가 진동하는 화장실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야 했던 어느 경비원의 죽음 앞에서 인간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는 화두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15세기 철학자 미란돌라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연설'에서 언급했던 "인간은 스스로의 지위를 짐승의 수준으로 낮출지, 혹은 신의 수준으로 끌어올릴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말처럼, 그동안 인간 중심적 사고에 머물렀던 '존엄'의 개념을 이제는 동물에게도 확장해야 할 절박한 시대임을 강조하며 발제의 문을 열었습니다.


'존엄'의 역사적 구성과 확장 가능성

발제는 '존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존엄이란 무엇인가

세계인권선언 제1조, 독일 헌법 제1조,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등에서 천부인권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게 규정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며, '존엄'이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해온 개념임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17,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존엄' 개념 형성과 이후 참정권 확대와 같이 사회적 약자를 포괄하며 '존엄'이 서서히 확장되어 온 역사적 맥락을 제시하며, 이제는 동물에게까지 '존엄'의 범주를 넓힐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동물 존엄성의 철학적 논거와 법적 함의

김도희 변호사는 '비인간권리프로젝트(Nonhuman Rights Project)'의 대형 유인원 인격성 주장, 마사 누스바움의 직접적인 '동물 존엄성' 언급, 덕 윤리학자의 자비로운 행동 강조, 현상학적 접근을 통한 인간중심주의 거부 등 다양한 철학적 논거들을 제시하며 '동물 존엄성'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동물보호법이 실험동물에 한해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규정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스위스의 '비인간 유전자 기술에 관한 법률(GTG)'과 '동물복지법(TSchG)'이 '피조물의 존엄(dignity of creatures)'을 명시하는 것과 비교하며 향후 법적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스위스 법에서 얻을 수 있는 목표 설명, 사실 제시, 적합성, 필연성, 변형 평가, 합법적 권리이익 식별 및 평가, 비교 등 구체적인 고려 사항들은 동물 존엄성 법제화의 방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지만, 김도희 변호사의 체계적이고 쉬운 설명 덕분에 참석자들은 '존엄'이라는 개념을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동물의 범주, 생명과 생명체의 차이점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며 동물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습니다. 

동물법비교연구회는 8월에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동물권 증진을 위한 활발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