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합법인가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일,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될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의 위생·안전 관리 기준을 골자로 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습니다. 



늦었지만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으면서 오랫동안 펫 산업을 지켜봐 온 저로서는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제가 반려동물 관련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2012년 훨씬 이전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식당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들은 제대로 된 법규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야 겨우 마련된 이번 규제는 급변하는 사회의 발걸음을 정부가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늦은 대처: 2년간의 규제 샌드박스, 과연 충분했을까?

식약처는 이번에 규제를 만들기 전, 2년 동안 '규제 샌드박스'라는 시범 사업을 운영하며 반려동물 동반 식당이 깨끗하게 잘 운영되고 손님들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긍정적인 부분들은 정부가 나서기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했고, 시장 스스로 만들어냈던 결과였습니다.

원래 정부의 정책은 사회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반려동물 동반 식당의 경우를 보면, 정부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요즘 사람들의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늦게 대책을 내놓는 모습입니다. 

수년 동안 이 식당들은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서 운영되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긴 시간 동안, 반려동물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식당을 찾았던 수많은 반려인들은 그럼 모두 법을 어긴 셈이 될까요? 과연 이들에게 '잘못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2년이라는 시범 기간은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부가 변화에 너무 늦게 움직여서 오히려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막고 관련 사업자와 손님들을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제안: 유연하고 선제적인 정책을!

이번 규제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하는 문화가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될 것이며, 정부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통해 정책을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 정기적인 소통 채널 강화: 일회성 의견 수렴이 아닌, 업계 관계자(영업자, 관련 협회 등), 동물 복지 전문가, 그리고 다양한 반려인 및 비반려인 대표가 참여하는 정기적인 민관 협의체나 공청회를 운영하여 현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해야 합니다.
  • 현실 반영 및 유연한 정책 적용: 새로 마련된 시설 및 준수사항이 모든 업장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업종의 특성(예: 카페, 레스토랑), 규모,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세분화되고 유연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 피드백을 바탕으로 정책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 안전 및 위생 교육 의무화 및 지원: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운영자 및 종사자를 위한 반려동물 행동 이해, 위생 관리, 비상 상황(예: 물림 사고) 대응 등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참여를 의무화하며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 비반려인과의 조화로운 공존 방안 모색: 동반 구역과 비동반 구역의 명확한 분리 기준 강화,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가진 고객을 위한 안내 및 대응 매뉴얼 마련 등 비반려인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서로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안해야 합니다.
  • 미래 펫 산업 변화 예측 및 선제적 지원: 단순히 규제만이 아니라, 펫테크(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펫 케어), 펫 푸드(특정 질환 예방 사료 등), 반려동물 관광 등 새롭게 부상하는 펫 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혁신 기업을 지원하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선제적인 정책 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외식'이라는 중요한 문화 변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는 더 적극적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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